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아파트를 아시나요?
아마 이름은 몰라도 드라마나 영화 등을 통해 한 번쯤은 보신 적이 있으실 수도 있습니다.
바로 서울 서대문구 충정로 3가에 위치한 ‘충정 아파트’ 입니다.
연두색의 외관으로 이목을 집중 시키는 충정아파트는 40세대 규모의 아파트로 지하철 2,5호선 충정로역 9번 출구까지 걸어서 3분 걸리는 ‘초역세권’ 아파트이자 ‘더블 역세권’을 보유했습니다.
충정 아파트의 역사
서울시 건축물 대장 기준 1937년에 준공되었다고 기록되어 있지만 다른 기록에 따르면 그보다 훨씬 앞선 1932년에 지어졌다고 합니다.
철근 콘크리트로 지어진 우리나라 최초의 아파트로 아파트 건립자 도요타 다네오의 이름을 따서 ‘도요타 아파트’로 불리다 1967년에는 ‘유림아파트’, 1975년부터 충정 아파트로 불리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엔 4층 건물 아파트였으나 1961년 불법 증축을 통해 1개층을 올리면서 5층 아파트가 되었는데요.
곳곳에 페인트칠이 벗겨지고 금이 간 모습이 이 건물의 역사를 알 수 있게 합니다.
기나긴 역사를 함께 하면서 일제강점기를 거쳐 6.25 등을 겪은 건물입니다.
해방이후에는 국가의 소유가 되면서 6.25전쟁 중에는 인민재판소와 UN군의 숙소로 사용되었고, 이후에는 관광호텔로 사용되기도 했습니다.
이후 1975년 국세청이 소유권을 갖게 되고 분양을 진행하면서 지금의 모습을 갖추게 되었습니다.
1979년 박정희 정권시절 한차례 재개발 논의가 있었지만 실행되지 않았으며, 고 박원순 서울시장 재임 시절엔 지역문화유산을 지키기 위해 충정아파트를 그대로 보존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건물 안전 문제와 주민간의 갈등 등을 고려해 서울시는 아파트 철거 결정을 내렸습니다.
6월 서울시에서 도시계획위원회를 열어 마포로 5구역 정비계획안 수정을 가결하면서 누구나 자유롭게 이용가능한 공개공지로 만들기로 결정되었습니다.
2020년 공개된 넷플릭스 드라마 ‘스위트홈’에서 충정아파트를 배경으로 촬영을 해 화제가 되기도 했는데요.
방송 출연과 함께 최초의 아파트이자 가장 오래된 아파트라는 것을 알고 많은 사람들이 몰려와 아파트 입구에는 ‘내부 촬영 금지’ 라는 경고문이 붙어있기도 합니다.
충정아파트 실거래가
초역세권에 더블 역세권까지 품고 있는 충정 아파트의 실거래 가격은 얼마일까요?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 내역에 따르면 2021년 전용 면적 90.91㎡가 6억에 거래된 것으로 나타나는데 이는 평으로 환산하면 27평 가량 될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전세의 경우는 전용면적 58.84㎡는 1억, 86.61㎡는 1.5억에 거래된 것으로 보입니다.
서울에서 이 가격에 좋은 교통 환경까지 갖고 있으니 말도 안되는 가격이라 생각할 수 있지만 90세가 가까운 아파트인 만큼 시설 노후로 많은 문제가 있었습니다.
외벽은 낡았고, 건물 사이사이에는 틈이 벌어진 곳이 있으며, 배관은 모두 삭아 버린 상태였는데요.
40년 간 재개발 논의가 진행되었지만 재개발 이후 발생하는 이익과 불법 증축으로 발생한 아파트 소유 문제 등 때문에 지금까지 미뤄왔던 사업이 이제야 진행이 됩니다.
충정아파트 철거 후 달라진 모습을 기대해봐야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