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사회가 의학이 발전하고 기술이 발달하면서 자연스럽게 평균 수명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과거 전 세계를 공포에 떨게 만들며 수 많은 생명을 앗아간 질병들도 이제는 의술을 통해 다양한 치료제와 예방약으로 막아내며 100세 시대에 도래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요.
사람이 아프면 아픈 부분을 치료해줄 수 있는 병원에 가서 치료를 받고 처방을 받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 됐습니다.
그런데 사람이 아닌 장난감도 시간이 지나면서 부서지고 고장나면 곧 바로 쓰레기통에 버려지는 것이 아니라 수술을 통해 새생명을 얻는다고 하면 믿으시겠습니까?
전국에서 보내온 장난감들을 무료로 진료해주고 전문가들의 손길을 거침으로 다시 소리를 내고 움직일 수 있도록 회생시켜주는 장난감 병원이 있습니다.
2011년 인하공업전문대학교에서 금속공학과 교수로 역임했던 김종일 교수는 은퇴 후 자신의 사비 3천만원을 투자하여 동료 교수들과 대학 동기들에게 장난감 병원을 운영하기를 제안했습니다.
이 장난감 병원의 이름은 ‘키니스 장난감’으로 언급한 바와 같이 고장 난 장난감을 무료로 검사해주고 고치는 수리점으로 움직일 수 없는 소위 죽은 장난감에게 새 생명을 부여하는 장난감 병원입니다.
인천 미추홀구 주안시민지하상가에 위치한 이 장난감 병원은 국내 최초의 무료 장난감 병원인 비영리 민간단체 ‘키니스 장난감’은 어린이(kid)와 노인(silver)를 합성한 단어인데요.
이미 은퇴한 노인들과 어린 아이들의 연결점을 장난감을 통해서 찾는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김종일 교수의 선행의 마음에 공감한 동료들과 동기들은 그 뜻을 함께하기로 하면서 자발적인 봉사활동 단체로 시작했으며, 장난감을 수리하는데 들어가는 비용 일체를 받지 않는다고 밝혀져 화제가 됐습니다.
자원봉사자들 역시 그저 공짜로 장난감을 고쳐주는 기관이 아닌 아픈 사람들을 치료한다는 마음가짐으로 이 일에 임하고 있는데요.
그 마음가짐을 이어가고자 함께 일하는 사람들끼리 서로 ‘박사님’이라는 호칭을 사용한다고 합니다.
박사도 아무나 불릴 수 있는 것이 아니라 6개월간 꾸준한 활동을 이어간 경우에 부여되는데 일반 병원처럼 장난감을 치료 받기 위해서는 미리 예약을 해야하고, 치료된 이후에는 퇴원한다고 표현하기도 합니다.
막연하게 할아버지들이 은퇴 후 취미생활로 소일거리를 찾은 것아 아니라 조선공학 박사, 화학공학 박사, 전기공학 박사 등 박사학위를 가지고 있는 공대 어벤져스 박사 모임인데요.
장난감 수리점이 아닌 장난감 병원으로 불리는 이유는 아이들이 고장난 장난감을 가지고 올 때 속상해하거나 잘 주려고 하지 않을 때가 있는데요.
아픈 장난감을 병원에 데리고가서 치료해주자고 하면 아이들도 납득을 하며 함께 찾아올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라고 합니다.
게다가 이 장난감 병원에서는 치료만 하는 것이 아니라 지역 봉사단체에 기부도 하는데, 수리된 장난감이 담긴 박스들을 가져다가 보육원이나 미혼모 가정에 전달하는데 그 수만 무려 3톤에 달했다고 합니다.
이렇게 전달된 장난감들 역시 병원을 찾아왔던 아이들의 기부를 통해서 이루어진 선순환이라고 볼 수 있는데요.
물론 수리는 무료지만 택배비 정도는 지불해야하고, 모든 장난감을 100%로 고칠 수 있는 것은 아니기에 예약을 받을 때 사진과 사연을 미리 전해 듣고 70%이상의 치료 확률이 있을 때 의뢰를 받는다고 합니다.
이후 이들의 선행 사업이 입소문을 타면서 인천 서구와 수원에도 분점이 생겨났고 이 세곳에서 수리하는 장난감 수만 해도 무려 1만여개 이상이나 된다고 합니다.
또한 1년에 약 12차례 이상은 다른 지역 아동센터로 무료 출장 수리를 떠나는데 이들의 손길을 거친 장난감을 돌려 받은 아이들의 감사 편지가 한가득이라고 합니다.
김 박사는 아이들이 감사 편지와 함께 보낸 음료수와 과자가 자주 오는 편인데 아이들이 행복해 할 모습을 보는 것이 가장 큰 기쁨이라고 밝혔습니다.
보수가 없기 때문에 힘들지 않냐는 의견에 따뜻한 말 한마디면 힘든 것도 잊는다고 밝힌 김박사와 동료들은 나이가 들어서 봉사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감사한데, 고맙다는 인사와 밝은 아이들의 표정을 보니 이보다 행복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이제는 시니어들의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는 계기를 만들고자 장난감을 수리할 수 있는 기술을 가르치는 수리교육 과정을 새로 개설하여 전문성을 지닌 시니어를 양성하고 있는데요.
이곳에서 교육을 마치고 수료한 시니어들에게 일자리를 알선하여 재취업의 기회도 주었고 키니스장난감에서 자원봉사도 하면서 시니어들이 다수지만 그 어느곳 보다 열정적이고 활력이 넘치는 곳이 됐다고 합니다.
현재는 15명의 박사님들이 행복하게 웃을 아이들의 모습을 기대하며 장난감 치료에 전념하고 있다고 밝혔는데요.
키니스장난감을 통해 아이들이 웃음을 되찾고, 시니어들은 행복을 찾아가고 사람의 마음을 하나로 모으는 매개체가 되기를 기대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