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은 어릴적 어떤 케이크를 드셨나요? 케이크로도 나이를 짐작할 수 있을텐데요.
아마 40대 이상 이라면 지금과 같은 생크림 케이크가 아닌 버터크림 케이크를 드셨을겁니다.
90년대만 해도 생크림 케이크는 아주 귀했으며, 극소수의 제과점에서만 팔던 고급 음식이었습니다.
그런데 1990년대 초반 제과제빵업계 최초로 CF를 선보이며 생크림 케이크과 대패초콜릿 케이크를 우리 삶 깊숙이 심어 놓은 곳이 있었는데 바로 크라운 베이커리 입니다.
한때는 가맹점 1000개가 넘는 지점을 운영하며 독보적인 업계 1위 기업이었지만 요즘 젊은 세대에서는 이름도 모르는 빵집이 되었는데요.
어느 순간 흔적도 없이 사라지게 된 까닭은 과연 무엇일까요?
크라운 베이커리의 위엄
크라운 베이커리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크라운제과의 프랜차이즈 빵집이었습니다.
1988년 크라운제과에서 분리되어 국내 최초 프랜차이즈 제빵사업에 뛰어들었고, 1991년 업계 1위를 달성했습니다.
당시엔 뚜렷한 경쟁사도 없는 상황이라 지금의 파리바게트보다 높은 고지에 올랐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1990년대 중반 생크림 케이크를 출시하면서 상황은 더 좋아졌습니다.
과거에는 대부분의 동네 빵집들은 사장이 직접 빵을 만들며 운영을 했기 때문에 새로운 제품 출시나 트렌드를 따라 잡기 어려움이 있었는데요.
하지만 크라운 베이커리는 공장에서 만든 냉동생지를 구워서 만들어 판매하는 전략으로 제빵 기술이 뛰어나지 않아도 빵집을 차릴 수 있었으며, 대기업의 자본력으로 내노라하는 스타들을 광고에 등장 시켜 홍보하는 효과도 있었습니다.
그 결과 천개가 넘는 가맹점을 운영하며 결코 무너지지 않을 듯한 업계 1위를 유지했습니다.
크라운 베이커리의 몰락
하지만 1998년 외환위기로 모기업인 크라운제과는 부도를 맞게 됩니다.
그결과 크라운 베이커리에 대한 투자도 줄어들면서 함께 어려운 상황에 직면합니다.
그 사이 1997년 뚜레쥬르, 1998년 파리바게트가 등장하며 강력한 마케팅 공세에 밀려 사장 1위에서 3위로 추락하게 됩니다.
공격적인 경쟁에서 크라운 베이커리는 소비자들을 사로잡을 만한 상품을 만들어내지 못하고 쇠퇴의 길을 걷게 됩니다.
가맹점 수는 급격히 감소하기 시작해 2009년 408개, 2010년 252개, 20112년 160개, 2012년 97개로 해마다 줄어들었습니다.
또한 크라운 베이커리의 몰락의 대표적인 원인으로는 윤영달 크라운해태제과 회장 가족의 방만한 경영이라 보는 사람들도 많은데요.
2006년 윤영달 회장의 부인인 육명희씨가 대표이사 자리에 앉으면서 1000억원이 넘던 매출은 하락세를 겪으며 결국 적자를 기록하는 마이너스 실적을 벗어나지 못했습니다.
결국 육명희씨는 대표이사에서 물러났지만 극심한 경영난에서 빠졌습니다.
또한 윤영달 회장의 차남은 프리미엄 제빵브랜드 ‘딜리댈리’를 설립하면서 적자의 폭을 키워나갔습니다.
결국 2013년 크라운베이커리는 사업 종료를 알리는 공문을 가맹점에게 발송하고 사업을 철수하게 됩니다.
업계 1위, 매출1위를 지키며 25년 전통을 지켜왔던 크라운 베이커리는 결국 무대에서 퇴장하게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