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에서 대박을 친 드라마나 영화의 캐스팅 비화를 들어보면 재미있는 이야기들이 있습니다.
바로 원래 주연이나 조연의 자리에 다른 사람이 캐스팅하려고 했었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오히려 캐스팅이 바뀌었기 때문에 드라마나 영화가 더 대박이 났다고 평가받는 작품들이 있는데요.
김수현과 한가인이 출연하여 왕과 무녀의 애틋한 사랑 이야기를 담은 MBC 사극 <해를 품은 달>은 시청률 40%를 돌파한 드라마로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원래 김수현의 왕 배역인 ‘훤’으로 거론됐던 배우는 당시 인기 배우 박시후와 송중기 등이었지만 차기작이 선택되있던 터라 김수현에게까지 오게 되며 ‘훤 앓이’ 열풍을 불러 일으켰습니다.
또 화재성과 시청률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다 잡은 tvN의 로맨틱 코미디 드라마 <또 오해영>은 출연자 선정에서 난항을 겪었습니다.
여자 주인공 캐스팅이 미뤄지면서 서현진에게까지 기회가 오면서 최종 결정이 됐지만 너무 늦어진 탓에 촬영 일정이 촉박했다고 하는데요.
하지만 오히려 서현진이라는 배우를 재발견하는 드라마로 대중들의 큰 호평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여기 드라마 작가도 초짜이고, 여배우 캐스팅도 난항을 겪으며 선택된 무명 배우이며, 다른 드라마의 땜빵으로 제작된 드라마가 초대박이 나면서 대중들의 관심을 모은 작품이 있습니다.
바로 한채영, 재희, 엄태웅, 박시은이 출연한 KBS2 로맨틱 코미디 드라마 <쾌걸춘향>입니다.
<쾌걸춘향>이 방영하기 전, 대한민국에 ‘미사’ 열풍을 이끌며 “나랑 밥 먹을래, 나랑 같이 죽을래!”라는 명대사를 남기며 최고 시청률 29.2%를 기록한 <미안하다, 사랑한다>는 배우 소지섭과 임수정의 인기를 최고조로 올리며 대박을 쳤습니다.
드라마가 종영 된 후 차기작으로 여러 작품이 거론됐지만, 전 작품의 인기에 대한 부담감 때문인지 드라마 제작이 계속 지연됐는데요.
그러던 중 당시에 굉장히 생소했던 퓨전사극이라는 새로운 장르를 들고 설화에서 판소리 그리고 소설로 발전한 ‘춘향뎐’ 모티브로 한 <쾌걸춘향>이라는 드라마에 도전하게 됩니다.
언급했던 바와 같이 <미안하다, 사랑한다>의 후속작이 미뤄지고 있던 차에 급하게 제작하기로 결정된 작품이었기 때문에 모든 상황들이 모험에 가까웠는데요.
심지어 지금은 이름만 들으면 흥행보증 수표라 불리지만 당시엔 작가들조차 드라마 경험이 전무했던 신인 작가 홍정은과 홍미란, 이른바 홍자매가 팬을 잡았습니다.
홍자매의 시놉스는 당시 방송 관계자들에게 거부감이 들 정도로 생소했다고 하는데요.
더 큰 문제는 당장에 드라마를 촬영할 배우를 캐스팅하는 것이었습니다.
신인 작가에 전작에 대한 부담감, 급박한 날짜 때문에 캐스팅 제의를 받은 배우들이 줄줄이 거절의사를 밝히며 시작 전부터 난항을 겪은 후 결국 무명배우들을 캐스팅하기 시작합니다.
춘향역에는 인지도가 낮았던 CF스타 한채영이, 몽룡역에는 무명배우였던 재희가, 악역인 변학도역에는 늦은 나이에 배우의 길을 걷고 있던 엄태웅이 최종 캐스팅 됐습니다.
한편 동 시간대 타방송사에서는 쟁쟁한 드라마들이 방영중이었는데요.
MBC에서는 전광렬, 유동근, 차인표가 나오는 <영웅시대>, SBS에서는 김태희, 김래원이 나오는 <러브스토리 인 하버드>과 함께 시청률 경쟁에 참여하게 됩니다.
그러나 우려와 달리 10대와 20대에게 큰 관심과 사랑을 받기 시작하면서 서서히 시청률이 올라기 시작하면서 결국 마지막회에는 시청률 30%를 돌파하는 기염을 토해냈습니다.
드라마의 인기 만큼, OST ‘응급실’도 18년이 지난 지금까지 노래방 애창곡 인기 순위 100위 안에서도 상위권을 유지할 정도로 큰 사랑을 받고 있는데요.
‘응급실’을 부른 가수 이지(izi)는 그 당시 얼굴없는 가수로 오해받을 만큼 알려진 바가 없었습니다.
4인조 밴드로 활동을 시작한 이지는 ‘응급실’로 대박이 났지만 소속사 문제가 얽혀 있어 국내에 활동에 제약을 받았고, 인기의 시기를 놓치면서 맴버 전체가 난항을 겪으면서 끝내 각자의 길로 가기로 결정하고 해체됐습니다.
이지의 맴버 중 한명인 가수 오진성은 10년만에 출연한 방송을 계기로 다른 멤버 신승익과 결합해 다시 앨범을 내며 가수로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홍자매 역시 <쾌걸춘향>이라는 인기드라마를 탄생시킨 이후 <마이걸>, <한상의 커플> <미남이시네요>, <최고의 사랑> <빅> <주군의 태양> <호텔 델루나> <환혼: 빛과 그림자> 등 데뷔 이래 매해 한 작품씩 작업을 하며 모든 드라마가 큰 사랑을 받았습니다.
어려운 환경을 이겨낸 후 꽃길을 걷고 있는 작가 홍자매가 앞으로도 대중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아름다운 작품을 선보이기를 응원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