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부동산 시장은 하루가 다르게 가격이 상승해 “자고 일어나니 몇 억이 올랐다”는 소리가 들리곤 했습니다.
하지만 대출규제 강화와 이자 부담, 집 값이 최고점에 달했다는 인식이 더해지면서 부동산 가격이 하락하고 있습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10명 중 6명은 올해 서울의 주택 가격이 상승하고, 비수도권은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지만 서울과 비수도권 등 전국 곳곳에서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18일 한국부동산원에 의하면 이번 주 서울 아파트값은 0.09% 떨어졌으며 강남구, 송파구 등을 비롯한 25개 구에서 모두 하락했습니다.
특히 서초구의 경우 하락세가 짙은 상황에서도 잘 벼텼으나 지난 2월 이후 6개월만에 하락으로 전환되었습니다.
이렇게 서울의 모든 구의 아파트 값이 하락한 것은 2019년 2월 첫째주 이후 처음으로 3년 6개월만의 일인데요.
집값 하락 뿐만 아니라 분양 시장에도 칼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서울 아파트 당첨자 10명 중 9명이 계약 포기

경기도에 의하면 지난 6월 말 기준 미분양 아파트는 3319가구로 6개월 전에 비해 무려 222%나 증가했습니다.
부동산 거래절벽이 깊어지면서 경기도 미분양 아파트가 속출하고 있습니다.
서울도 미분양 사태를 피해갈 수는 없었는데요.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의하면 서울 도봉구에서 분양한 ‘창동 다우아트리체’는 7월에 진행한 첫번째 무순위 청약에서 63가구 중 60가구 95%가 계약을 포기했습니다.
또한 5월 최초 접수 때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았는데요.
12대 1의 경쟁률 1순위 마감으로 순조롭게 진행됐지만 89가구 중 63가구는 계약을 포기했습니다.

서울 강북구의 ‘칸타빌 수유팰리스’는 교통이 편리하며, 명품 학세권이 밀집되어 있다고 홍보하였으나 다섯번째 무순위 청약에서도 분양이 끝나지 않았습니다.
기존 분양가 대비 15%가량 할인된 가격에 세일을 해서 분양에 나섰음에도 불구하고 완판에 성공하지 못해 일부 평형 계약자에게 대출이자 지원을 시작했습니다.
해당되는 평형은 전용면적 78㎡으로 연 4%의 대출이자를 적용해 약 1700만원의 대출이자를 지원할 예정입니다.
브랜드 아파트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았는데요.

서울 강북구의 ‘한화 포레나 미아’는 벌써 네 번째 무순위 청약이 진행되었지만 이번에도 역시 전 주택형이 미달되었습니다.
과거 무순위 청약은 청약 통장의 조건을 채워도 되지 않아 ‘줍줍’이라 불리며 한때는 당첨되기만 하면 몇억의 시세차익은 볼 수 있다며 로또로 통했지만 벌써 옛말이 되었습니다.
청약 당첨 후 계약을 포기하면 10년 동안 청약을 할 수 없고 심지어 계약을 마친 뒤 취소한다면 분양가의 10%에 해당하는 위약금을 지불하는 강력한 리스크가 있음에도 계약 포기가 속출하고 있습니다.
“벤츠 경품으로 드려요” 이리 오세요!

수도권 단지들도 미분양을 막기 위해 총력전을 하고 있습니다.
경기도 화성에 분양 중인 주거용 오피스텔 모델하우스는 분양 설명을 듣는 방문자에게 응모권을 주어 선물을 준다고 하는데요.
추첨을 통해 수입차와 가전제품 등의 경품을 준다고 합니다.
과거엔 경품 추천이 흔했지만 분양시장에서 사라진지 오래되었는데요. 침체기가 짙어지니 어쩔 수 없이 등장한 것이죠.

수입차, 백화점 상품권, 고가 가방 등 단지마다 다양하며 경품뿐 아니라 취등록세를 대신 내주거나 중도금을 무이자로 빌려주는 사실상의 할인 분양이 늘고 있습니다.
전국 미분양 물량은 연 초보다 6000가구 이상 증가했고, 수도권의 경우 증가율이 3배에 달하는데요.
이번 달 분양 물량은 작년 대비 2배 이상 많은 35000가구가 쏟아질 전망이며, 향후 5년간 전국에 270만호 주택을 공급할 예정이라 밝혀 대규모 미분양 사태가 심해질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