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학생들에게 장래 희망을 물어보면 가장 많이 하는 대답이 ‘공무원’ 이었습니다.
공무원은 안정된 직장 생활과 보장된 정년 그리고 퇴직 후에 받는 연금 등으로 소위 공부 좀 한다는 SKY 명문대 학생들도 들어가려고 줄을 섰던 곳이죠.
또한 결혼정보업체의 회원들도 희망하는 배우자 직업으로 공무원은 전문직이나 대기업과 함께 높은 순위에 올랐습니다.
하지만 하늘 높은줄 모르던 공무원의 인기는 시들고 말았는데요.
2022년 9급 공무원의 경우 29.2:1로 30년 만에 가장 낮은 경쟁률을 기록했으며, 7급은 42.7:1의 경쟁률로 43년 만에 가장 최저치 입니다.
또한 현재 공직에 몸을 담고 있는 공무원의 20대의 이직 의사를 조사한 결과 무려 40%가 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실제 사표를 낸 5년차 이하 공무원은 4년 전에 비해 2배 이상 많아졌습니다.
꿈의 직장이라 불리며 바늘 구멍만큼 뚫기 어려웠던 공무원의 문턱을 포기하는 이유는 누구나 고개를 끄덕할만 한 이유가 있습니다.
100대 1 경쟁률 뚫었지만 200만원도 안되는 월급
최근 한 7급 공무원은 A씨는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란인드’에 급여 명세서를 올렸습니다.
A씨는 7급 공무원 3호봉 급여라는 제목으로 자신의 2022년 04월 보수지급 명세서를 공개했습니다. 덧붙여 우리 좀 살려줘. 최소한 물가 상승률은 맞춰줘야지 않겠냐… 라는 말을 남겼는데요.
직급이 7급 주사보로 3호봉 A씨의 총 보수액은 2,549,570원 이나 소득세와 기여금, 건강보험 등을 공제하고 나니 실수령액은 200만원이 채 되지 않는 1,998,340원 이었습니다.
이제 막 시험에 합격한 것도 아닌 3호봉 임에도 불구하고 너무 적은 액수에 해당 글을 본 많은 사람들을 놀랄 수 밖에 없었는데요.
사실 공무원 월급이 많지 않다는 것은 모두 알고 있는 사실이었지만 이 정도로 적은 줄을 상상도 못했던 것이죠.
이 글을 본 사람들은 “공무원을 왜 해? 메리트 1도 없다”, “저 정도면 혼자 살아야지”, “맞벌이는 필수겠다. 학원은 못 보내겠다” 등의 안쓰러워하는 댓글을 남겼습니다.
공무원 평균 합격 수험 기간은 2년 이상 걸립니다. 물론 6개월 만에 합격하는 사람이 있는 반면 길게는 5년 이상 제대로 못 자고, 못 놀면서 피 땀 흘려 공부한 결과가 200도 안된다니 속상한 상황인거죠.
더욱 심각한 9급 공무원 상황
2022년 최저임금 기준으로 주 5일 8시간씩 근무한다는 가정하에 월급을 계산하면 약 192만원에 달합니다.
하지만 9급 1~5호봉, 8급 1~3호봉은 최저임금 기준보다 훨씬 낮은 급여를 받는 것으로 나타납니다.
9급 1호봉의 경우 월급이 1,686,500원 이죠.
물론 이 금액에 근속 기간에 따른 정근수당과 급식비, 보조비 등 수당이 추가되지만 각종 세금 및 공무원 연금 기여율 18%가 공제 되면 실수령액은 월 160만원 입니다.
실제 전국공무원노동조합 2030청년위원장은 9급 공무원으로 6년간 근무했지만 올해 실수령액이 200만원이라 밝혔습니다.
매년 최저임금 인상으로 일반 근로자의 경우 임금 인상이 진행되고 있지만 지난 5년간 공무원의 임금 인상률은 역대 최저 수준을 밑돌고 있습니다.
최근 5년간 가장 높았던 임금 인상률은 2020년 2.9%로 매우 낮은 인상을 보이고 있으며, 정부는 인력 운영을 효율화하기 위해 매년 부처별 공무원 정원을 1% 감축하고, 신규채용은 줄일 예정이라고 합니다.
이에 따라 전국공무원노동조함에서는 임금 인상과 인력 확충을 촉구하는 결의대회를 열겠다고 기자회견에서 밝혔습니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공무원 김모씨는 “부모님께 9급 1호봉 급여가 168만원 이라고 차마 말하지 못했다. 급여를 1% 인상해주고 집을 사서 결혼해 아이를 낳으라니 코미디 같은 나라에 살고 있다.”며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