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역 사거리를 지날 때면 눈에 띄는 마천루 빌딩 3개가 보입니다.
2008년에 완공된 43, 34, 32층의 3개의 높은 빌딩이 보이는 이곳은 바로 삼성타운 입니다.
이 부근은 강남역 인근에 위치해 삼성을 비롯한 대기업들이 모여있으며 하루 유동인구가 20만명에 가까운 최고의 상권을 자랑하는 곳이죠.
하지만 하늘을 찌를 듯 높은 빌딩 사이에 주변과 어울리지 않는 꼬마빌딩 하나를 볼 수 있습니다.
삼성타운 정문에 위치한 6층의 건물을 삼성에서 매입하기 위해 정성을 다했지만 결국 삼성의 손에 들어오지 못했는데요.
대체 어떤 사연이 있는 것일까요?
이건희 회장에게 ‘700억’ 주면 팔겠다고 한 꼬마빌딩
1990년대 삼성그룹은 늘어가는 계열사와 흩어져 있어져 있는 계열사를 한 곳에 모아 업무 집중도와 효율성을 높일 계획을 세우고 실행에 옮기게 됩니다.
삼성은 서초동으로 장소를 선택한 후 일대의 부지를 매입하기 시작했는데요.
이때 심각한 문제와 부딪히게 됩니다.
바로 삼성타운 부지 7600여 평 중 136평의 토지 주인 윤모씨가 매입을 거절한 것입니다.
법무사 출신인 윤모씨는 주변 시세보다 3배 이상 높은 600~700억의 가격을 불렀으며, 토지 매입은 결국 실패하고 말았습니다.
들리는 소문에 따르면 토지 매입 협상을 위해 나간 삼성측 변호사에게 “이건희 회장이 직접 와서 협상해라”라는 말까지 들릴 정도 였다고 합니다.
결국 삼성측과 윤씨는 오랫동안 협상을 시도했지만 물거품이 되고 말았습니다.
일각에서는 윤씨가 삼성토지 매입 사실을 알고 미리 손을 써 매수한 뒤 알박기를 하는 것이 아니냐는 루머가 있었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었습니다.
실제 윤씨는 1971년 서초동 토지의 소유권을 획득해 삼성타운이 계획하기 훨씬 전부터 소유권을 갖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삼성타운이 조성되자 토지의 가격이 상승할 것을 알고, 높은 가격을 불렀다고 판단되고 있습니다.
이후 1996년 윤씨는 해당 토지의 일부 지분 만을 남겨두고 부인과 자녀를 비롯한 15명에게 조각조각 나눠 토지를 증여했습니다.
그리고 3년 후에는 지하 2층, 지상 6층에 연면적 1600.82㎡의 건물 윤빌딩을 완공했습니다.
1999년 윤빌딩이 완공된 뒤에도 삼성은 2006년과 2007년 두 차례에 걸쳐 매입에 대해 재협상을 시도했지만 이번에도 역시 가격 조율에 실패해 빌딩 매입에 성공하지 못합니다.
당시 삼성에서 제안한 평당 금액은 1억 2천만 원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시세에 비해 결코 낮은 금액은 아니었지만 윤씨의 마음을 사로잡지는 못했습니다.
결국 삼성은 삼성타운을 3동으로 나눠 A동 삼성생명, B동 삼성물산, C동 삼성전자가 사용하게 됩니다.
윤빌딩의 주인 윤씨의 의견
윤씨가 건물을 팔지 않고 버티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사람들은 “알박기다”, “욕심이 과하다”, “대단하다” 등의 비난에 휩싸이기도 했는데요.
윤씨의 아들에 따르면 절대 알박기는 아니고, 아버지는 그린벨트로 묶여있는 땅을 미래 가치를 높게 평가해 근처 토지가 10~15만원 일때 평당 40만원을 주고 구입했으나 5공화국때 해당 토지가 강남시외버스터미널 이전 예정 부지로 묶이면서 20년 이상 재산권 행사를 하지 못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터미널 이전 예정 부지로 묶여 있는 사람들을 모아 지주모임 대표를 지내며 권리 찾기에 나선 끝에 자신의 찾을 되찾아 애착이 남달랐다고 합니다.
현재 윤빌딩은?
윤씨 사망 이후 성형외과를 운영하는 박모씨가 윤빌딩을 매입했는데요. 당시 매매가는 230억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투자한 비용만큼 임대 수익이 나오지 않는다고 판단한 박모씨는 매입 후 7년 만에 윤빌딩을 다시 내놓게 됩니다.
당시 삼성이 이 건물을 매입하느냐에 관심이 모아졌지만 삼성에서는 이미 삼성타운은 완성됐으므로 추가로 부동산을 매입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습니다.
결국 2017년 개인 공유자 P씨와 강남역 인근의 안과 원장에게 각각 50%의 지분으로 나눠 250억 원에 매각되었으며 현재는 글로리 서울빌딩 이라는 이름으로 안과로 운영중에 있습니다.
현재 윤빌딩의 가격은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2019년 11월 윤빌딩의 바로 옆 건물인 뉴욕제과가 평당 7억 초반에 팔려 현재 시세는 그 이상일 것이라 예상되는데요.
만약 평당 7억으로 건물을 계산한다면 약 756억원으로 처음 이건희 회장에게 제안했던 700억이 되는 셈이네요.
부동산 전문가들은 윤빌딩은 교통과 상권의 중심지로 앞으로도 시세 상승은 계속 될 것이라 예측하고 있습니다.